죽음

그냥그냥 살다가 그냥그냥 죽어.. 강을 건너 누군가를 만나.. 그곳에도 사회는 있고.. 할일이 있겠지..
누군가의 판단에 의해 좋은/싫은 곳으로 떠나 또다시.. 그리고 그곳에서 존재하겠지.. 영원히..

어쨌든 끝나지 않는 것.. 죽음은.. 너와 내가 아는 이 세상을 떠나는 것 뿐.. 먼저 떠난이의 뒤를 잇는 것 뿐..
미련을 버리지 못해.. 그 끈을 끊지 못해.. 아쉬움에 정리할 것들을 고려해.. 걱정은 슬픔을 초래해..

“멋지게 살다가 멋지게 가자.. 인생을 짧고 굵게.. 내일은 없다.. 지르자 오늘은 내가 쏜다..”

사라졌을때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어야지.. 그래야 진정 내일이 없는 것..
누군가의 머릿속에 갇혀.. 매년 굳어진 얼굴로 그들 앞에 비쳐..
의지와는 상관없이 되살아나.. 기억을 더듬고.. 눈물을 흘리고.. 글쎄..

명예, 명성, 철학과 고집으로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했더라도..
아니.. 모든걸 뒤로하고 인간 자체를 애써 들춰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고 할지라도..
너 혹은 나란 인간은 추상적인.. 수동적인.. 살아있는 자들의 입방아에 변절자에서 영웅으로..

먼지처럼 가라앉은 내가 돌연 연기처럼 흩어졌을때.. 그냥 그게 끝이면 좋겠어..
달라지는 것은 나를 정리하는 서류들 뿐.. 그게 전부였음 좋겠어..

그냥 그렇게 존재를 잊고.. 암흑도 빛도 필요없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