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사랑. “17 Again”
17 Again은 비디오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청춘 코미디 영화다.
누구나 한번쯤 과거의 언젠가로 되돌아가서 인생을 다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필자 또한 이따금 고등학생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인지라 군대 문제가 앞을 가리긴 하지만 시도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딱 그런 상상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았다.
주인공 Mike O’Donnell(Matthew Perry, Zac Efron분)은 17세 고등학생 시절 잘나가는 교내 농구선수였다.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달린 중요한 시합에서, 여자친구 Scarlett(Leslie Mann분)의 임신소식과 함께 이별을 통보받는다. 이미 경기는 시작되었고 Mike는 자신의 미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 사랑을 택한다. 그렇게 그들은 행복해질 것 같았지만…
영화는 이제 20년 뒤의 모습을 보여준다. Mike는 제약회사의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고, Scarlett과 이혼소송 중이다. 고등학생 시절의 로맨스가 지나고 현실에선 아내에게 무책임한 남자가 되어버린게 이유였다. 아이들도 아버지에게 관심이 없고 Mike에게 남은건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기는 것 뿐이다.
이때 학교의 청소부가 나타나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 Bruce Almighty의 Morgan Freeman 같은 다소 진부한 형색에 오히려 반갑게 느껴진다. Mike는 동의했고 시간은 현재지만 몸만 17세로 돌아가게 된다.
17세의 몸으로 아들딸이 다니는 모교로 돌아간 Mike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한번 사랑과 미래를 선택하는 갈림길에 선다.
줄거리만 보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청춘영화의 특성상 결말은 예상할 수 있지만 전개가 궁금했다. 아직 영화를 안본 사람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기대를 만족시키진 못했다. 적재적소에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를 배치하고 조연들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30대의 주인공이 10대의 몸으로 생활하면서 있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다. 물론 영화의 요점이 Mike가 인생의 오점을 되돌리는데 있다지만, 고등학교 시절을 다시 사는 모습에 관한 호기심을 해결해 줄 다양한 볼거리 대신 폭좁게 가족에만 포인트를 맞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반면에 캐스팅은 적절했다. 시트콤 Friends에서 Chandler로 친근한 Matthew Perry가 Mike역을 맡았으며, 영화 High School Musical로 유명한 Zac Efron이 17세 Mike를 연기했다. Mike의 친구 Ned Gold는 Thomas Lennon이 맡았는데, 그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티비시리즈 Reno911의 연출, 각본과 더불어 주연(어리버리한 반장 역할)까지 1인 3역을 할 만큼 색깔있는 배우다.
인생을 살아가며 중요한 선택을 할때는 그만큼 포기할 것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끝이 아니다. 그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하는게 더 중요한 것이다. 이처럼 17 Again은 선택에 따른 책임의 중요성과 바쁜 일상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영화다.